이 영화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한 여고생이 남은 일생을 보내는 과정을, 남학생이 함께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보는 내내 먹먹하기도 하고 또 슬프면서 아름답기도 합니다. 꽃피는 청춘인 시절 두 학생의 이야기, 살펴볼까요?
그들만의 이야기
여주인공인 '사쿠라'의 장례식 장면이 처음으로 등장하고, 남주인공인 '하루키'는 그곳에 가지 않습니다. 장면은 과거로 돌아가고, 맹장수술 실밥을 풀러 병원에 간 하루키는
병원에서 바닥에 떨어진 "공병문고" 라고 쓰인 책 하나를 발견합니다. 병과 함께 살아간다는 뜻을 담고 있는 그 책 안에는 자신이 죽는다는 내용이 쓰 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사쿠라가 다가와 자신의 것이라고 하며, 췌장에 병이 들었다는 것을 애써 밝은 목소리로 밝힙니다. 병원에서 나온 하루키를 따라 나온 사쿠라는 자신의 병에 대해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하루키는 자신은 말할 이유도, 말할 상대도 없다고 말합니다. 사쿠라는 하루키에게 친구가 없냐고 물어보며 자신이 남은 인생 동안 하루키를 놀아준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이후, 도서 위원인 하루키를 따라 도서관에서 일하게 된 사쿠라는 공병문고에 적힌 죽기 전 하고 싶은 일 리스트를 같이 하자고 하루키에게 조릅니다. 둘은 방과 후에 함께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으며 사쿠라는 내장이 가장 맛있는 부분이라 말합니다. 다음 날 둘이 함께 놀았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고, 사쿠라는 또다시 하루키에게 리스트에 적혀있는 것 중 하나를 같이 하자고 합니다. 둘이 밥을 먹는 동안, 사쿠라의 절친인 '쿄코'를 만나게 되고 하루키는 사쿠라에게 아픈 사실에 대해 절친에게 말하지 않아도 되냐고 묻습니다. 쿄코가 마음이 여려 매일 슬퍼할 것이라고 사쿠라는 대답하며, 자신이 하루키에게만 이 사실을 말하는 이유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무덤덤한 반응을 보여서라고 이야기합니다. 둘은 후쿠오카로 1박2일 여행을 떠나게 되고, 호텔측의 실수로 하나의 방을 같이 쓰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사쿠라의 제안으로 '진실 혹은 도전' 이라는 게임을 하게 되며, 게임을 통해 서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더욱 깊은 사이가 됩니다.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하루키는 자신이 조금은 솔직해진 것을 느끼며 둘은 다음 여행을 기약합니다. 여행 후, 쿄코는 둘이 무슨 사이냐며 하루키에게 따지고 하루키는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사쿠라는 하루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며 자신의 집으로 초대합니다. 하루키는 계속해서 자신과 어울리려 하는 사쿠라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사쿠라는 우연이 아닌 서로의 선택이 쌓인 결과물이라 말하며 하루키를 설득합니다. 죽기 전 할 일 리스트를 반 쯤 했을 때, 사쿠라는 갑자기 입원을 하게 되고 입원이 2주 연기되기까지 합니다. 둘은 밤에 병원을 빠져나와 함께 불꽃놀이를 구경하며, 하루키는 사쿠라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사쿠라의 퇴원 날짜가 정해지고, 둘은 퇴원 후 함께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사쿠라가 빌려려준 책 '어린왕자'를 읽으며 그녀를 기다리던 하루키는 사쿠라가 사고를 당해 죽었다는 뉴스를 보게 됩니다. 마음을 추스른 후, 사쿠라의 집을 방문하게 된 하루키는 공병문고의 마지막 장에서 하루키 자신에게 쓴 유서를 발견합니다. 그 후, 하루키는 쿄코를 만나 사쿠라가 오래 전부터 앓고 있던 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친구가 되어 달라 말하며 영화는 끝납니다.
우연이 아닌 선택의 결과
사쿠라가 하루키에게 남긴 공병문고 속 유서에는 그녀가 말하지 못한 속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쿠라는 이 책은 하루키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라며 이 책을 그에게 넘기겠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병을 알기 전부터 하루키에게 관심이 있었다고 말하며, 그를 점점 좋아하게 된 것 같다고 밝힙니다. 또한 '진실 혹은 도전' 게임에서 하루키에게 묻고 싶었던 것은 왜 자신의 이름을 불러 주지 않냐는 내용이었습니다. 하루키는 언젠가는 그녀를 잃게 될 것을 알고 그 사실이 두려워 그랬던 것임을 사쿠라는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제목인 너의 췌장을 먹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친구도 없고 독고다이로 삶을 살아가던 한 남학생이 인생이 얼마 남지 않은 여학생을 만나며 변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을 극복하며 그녀에게 보답하지 못할 선물을 받게 되는데, 그 과정이 슬프고도 아름답습니다. 사쿠라가 한 말 중 지금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우연이 아닌 선택의 결과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하루키가 병원에서 공병문고를 주운 것도, 사쿠라가 공병문고의 죽기 전에 할 일의 리스트를 함께 하는 사람으로 하루키를 고른 것도, 하루키가 함께 하겠다고 한 일도 모두 선택의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결말을 알고 봤음에도 먹먹해지는 애니메이션,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리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