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필 감독의 <겟아웃>, <어스>에 이어 2022년 8월에 개봉한 <놉> 영화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앞선 두 영화와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해석과 결말을 가지고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하늘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무언가
캘리포니아 '아과 둘세'의 한 목장에서 말 조련사로 말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는 OJ라는 남성은 어느 날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 알 수 없는 물체로 인해 그의 아버지는 목숨을 잃게 되고, 그로부터 6개월 후 제안을 받고 말 '럭키'와 함께 광고를 촬영하게 됩니다. 그러나 OJ는 촬영장이 어색하고 정신없기만 합니다. 촬영을 도와주기로 한 그의 여동생 에메랄드도 함께 하지만, 한 스태프가 럭키 앞에 거울을 들이미는 바람에 촬영장은 엉망이 되고, 결국 촬영은 취소되고 맙니다. 그 후 여동생과 함께 목장의 집에서 지내게 된 그는 돈이 급해 말들을 팔아야 하는 형편이었습니다. 말을 팔기 위해 테마파크의 주인인 '주크'를 찾아가게 되고, 주크는 자신이 어떠한 사고로 인해 종영된 프로그램의 아역 출연자였다고 말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OJ는 도망가버린 말 '고스트'를 찾으러 나갔다가 하늘에서 이상한 물체를 목격하게 됩니다. 에메랄드는 비행물체를 찍어 방송에 나가서 돈을 벌자고 설득하고 둘은 목장에 설치할 CCTV 두 대를 구매합니다. 설치기사 '엔젤'은 목장을 방문하고 OJ는 카메라가 하늘을 향하게 설치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엔젤은 그 둘의 의도를 알아채게 되고, 에메랄드는 주크의 테마파크에서 깃발이 달린 말 모형을 훔쳐옵니다. 밤이 되고 마구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OJ는 에메랄드가 훔쳐 온 말 모형을 비행물체가 빨아들이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카메라에 그 모습이 찍혔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벌레 때문에 영상에는 남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 후, 에메랄드는 광고촬영에서 본 '호스트'에게 전화를 걸어 그 비행물체를 찍어달라고 설득하려 하지만 그는 무시해버립니다. 기사 엔젤은 CCTV를 분석하다가 본 수상한 구름의 정체를 알려주기 위해 목장에 방문하고 그것이 비행물체가 나타나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장면은 1988년의 침팬치 '골디'의 코미디쇼가 방영될 때를 회상하는 주프의 시점으로 잠시 돌아갑니다. 주프는 자신이 6개월간 목격한 비행물체를 중심으로 한 '별의 올가미'쇼를 테마파크에서 주최하고, OJ의 말 럭키를 미끼로 쓰려고 합니다. 하지만 비행물체는 그곳에 있던 모든 관객과 주프까지 삼켜버리고, 그들의 피를 하늘에서 뿌려버립니다. OJ와 에메랄드, 그리고 엔젤은 목장을 떠나버리려고 하다가 영화 감독 호스트의 전화를 받고 다시 돌아갑니다. 그들은 그 비행 물체의 행동을 모조리 카메라에 담을 작정으로 작전을 세웁니다. 사람을 공격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성공한 듯 했지만 호스트는 그 물체를 더 가까이서 촬영하려다 희생됩니다. 에메랄드와 OJ는 합동하여 비행물체 촬영에 성공하고 그것을 물리치게 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침팬치 '골디'
주프가 아역배우로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있던 날은 침팬치 골디의 생일로 설정되어있습니다. 선물상자에 들어있던 풍선이 터지면서 축적된 촬영 스트레스로 인해 골디는 폭팔하게 됩니다. 촬영장에 있던 사람들 중 주프만 살아남게 되고, 골디는 테이블 밑에 있던 주프에게 주먹 인사를 건넵니다. 그 순간 총이 격발되어 침팬치는 죽게 됩니다. 조던 필 감독은 흑인들을 침팬치로 은유하여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그램에 나오는 백인 부부는 백인을 상징하며 그들로부터 입양된 설정으로 나오는 주프는 흑인을 상징합니다. 침팬치가 난동을 부리는 장면은 미국 사회를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던 필 감독에 대하여
조던 필은 미국의 배우, 감독, 프로듀서, 작가로, 흑인문화와 인종문제를 다루는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조던 필은 1979년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영상미술을 전공한 후, 코미디 그룹에서 활동하며 코미디 연기자로서의 경력을 쌓았습니다. 그 후 "MADtv"와 "Key & Peele" 등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출연하여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영화는 표면적인 스토리만 따라간다면 간단한 이야기 처럼 들리지만, 이 안에는 감독이 의도한 수많은 은유와 풍자가 담겨있습니다. 이 영화는 스펙터클(규모가 큰 구경거리)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 중독에 대해 경계하고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흑인영화와 인종문제에 대한 이해와 민감성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조던 필 감독의 앞으로의 작품도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