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박스> 영화에서는 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끔찍하게 변하거나 죽어버리는, 종말을 향해 가는 세상을 그립니다. 산드라 블록의 SF, 미스터리 영화 함께 알아보러 가볼까요?
눈을 뜨면 종말이 오는 영화
영화는 주인공인 '맬러리'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절대로 눈가리개를 벗으면 안 되며, 벗는 순간 죽는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때는 5년 전으로 돌아가, 뉴스에서는 유럽과 러시아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집단 자살이 일어나고 있고 시민들이 대피 중이며 이를 주의하라고 하는 내용이 흘러나옵니다. 맬러리는 임산부로, 동생과 함께 병원에 갔다가 뉴스에서 나온 충격적인 장면을 직접 목격하게 됩니다. 서둘러 병원에서 나온 둘은 집으로 향하지만, 이미 도로는 아비규환이 되어가고 있었고 운전대를 잡은 동생 또한 무언가를 보고 질주합니다. 차는 사고로 뒤집히고, 동생을 도로로 뛰어들어 자살해 버립니다. 맬러리는 대혼란 속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한 집으로 들어가 대피합니다. 그 안에는 집주인 '그레그', 전직 군인 '톰', 변호사 '더글라스', '찰리' 등 몇몇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집 안에 모인 사람들은 지구의 종말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를 나누고, 밖에서 무언가를 본 사람들은 무조건 죽는다는 것을 깨닫고는 집 안을 폐쇄합니다.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올림피아'라는 임산부 여자가 살려달라고 문을 열어달라고 합니다. 그 후 사태가 심각해지자 사람들은 식량을 구할 방법을 찾아 나서는데, 그레그는 집 밖에 설치된 실시간 카메라를 이용하자고 아이디어를 냅니다. 하지만 모니터링하던 그레그는 모니터에서 무언가를 보고는 이내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음식이 떨어져 가자 사람들은 창문을 모두 가린 채 내비게이션과 감지 센서에만 의지하여 차를 타고 마트에 다녀오기로 합니다. 가는 도중에 그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만나지만 무사히 마트에 도착하여 식량을 챙깁니다. 하지만 마트 안의 창고에 갇혀 있던 누군가에 의해 찰리가 희생하고, 남은 사람들은 탈출합니다. 맬러리는 마트에서 새장에 들어있는 새를 한 마리 챙기는데 그 새가 '그것'이 다가오는 것을 감지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두 남녀는 차를 타고 도망가버리고, 올림피아는 '게리'라는 남자를 집 안으로 들여보내 줍니다. 게리는 문 밖의 사이코들이 '그것'을 봐야 한다고 강요하며, 사이코들은 그것에 영향을 받지 않아 눈가리개를 쓰고 있지 않았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올림피아는 맬러리에게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자기 아이를 돌봐 달라고 부탁하고, 둘은 동시에 진통이 시작됩니다. 출산을 돕기 위해 모두 2층으로 올라간 사이 게리는 이상한 그림이 그려진 종이를 꺼내고, 새를 냉장고에 넣어버리며 창문을 가려놓은 블라인드를 모두 올려버립니다. 그때 멜러리와 올림피아는 함께 아이를 출산하고, 톰을 기절시키고 2층으로 올라온 게리는 결국 올림피아까지 '그것'을 보게 만들어버립니다. 톰은 게리를 총으로 쏴서 멜러리를 구해주고, 그 집에는 둘만 남게 됩니다.
둘만 남은 톰과 멜러리
그 후 둘은 아이를 함께 기르며 5년 동안 살아가고 있었고, 어느 날 우연히 무전을 듣게 됩니다. 무전 속의 여자는 자신들은 충분한 식량과 함께 모여 공동체로 살아가고 있으며, 찾아와서 합류를 제안하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거기까지 가기 위해서는 이틀이나 강을 건너야 하고 누군가는 희생하여 방향을 확인해 주어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식량을 구하러 간 멜러리 가족들은 사이코를 만나게 되고, 톰은 멜러리와 아이들은 먼저 도망치게 한 뒤 자신을 희생하여 사이코들을 해치우지만 결국 죽게 됩니다. 그 후 멜러리는 무전 속에 나오는 곳을 찾아가기로 결심하고 아이들에게 눈가리개를 벗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며 힘든 여행을 떠납니다. 강을 건너는 동안 사이코가 찾아와 온갖 말로 유혹하기도 하고, 장애물에 부딪혀 식량과 담요 모두 물에 빠져버리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맙니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잠시 어딘가에 배를 세운 멜러리는 아이들을 배에 두고 오며 배를 절대 떠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한 곳에서 필요한 것을 챙기고 나오는 도중에 '그것'을 만나고, 멜러리가 걱정된 딸은 그녀를 찾아 나서고, '그것'을 만나 위기를 넘긴 둘은 겨우 배에 올라탑니다. 급류가 있는 곳에서 두 아이중 누가 망을 봐주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그녀는 결국 아무도 보지 않고 그곳을 건너가는 것을 택합니다. 급류에 쓸려 물에 빠진 셋은 무사히 만나게 되고 도착한 땅에서도 그것의 유혹을 피하지 못합니다. 그것을 피해 새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멜러리는 아이들은 안고 뜁니다. 결국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한 멜러리는 그곳이 시각 장애인 학교이고 공동체를 이루어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
영화는 직접적으로 정체불명의 그것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보는 이들에게 끊임없는 의문을 품게 합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관객들은 그것이 왜 생겨난 것인지, 어떻게 생긴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신선한 소재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하며, 멜러리 역을 맡은 산드라 블록의 연기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에서 멜러리는 아이들을 '걸', '보이'라 칭하며 이름조차 짓지 않은 엄마로 나오는데, 걸은 사실 죽은 올림피아의 딸이었으며 보이는 자신이 낳은 아이였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걸을 올림피아로, 보이를 톰으로 이름 지어주는 모습이 멜러리의 모성애가 그제야 드러나는 것을 보여줍니다. 긴장감 속에서 손에 땀을 쥐며 감상할 수 있었고, 보이지 않아 더 무서운 그것에 대한 영화였습니다.